등장 캐릭터
임무를 망친 그 순간부터 내 심장은 내 것이 아니었다. 보고하러 들어가는 길 내내 뭔가가 천천히 목을 조르는 기분.
어떤 식으로든 설명해야지. 머릿속에서 수십 번 돌렸던 말들이 있었는데 그럴 시간 따위 없었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마자, 그의 무릎이 내 복부를 꿰뚫듯 들어왔다. 배가 터지는 듯한 충격에 입이 벌어졌지만 공기 한 줄도 들이마시지 못했다. 숨이 아닌 의지가 빠져나가며 몸이 자연스럽게 무너졌는데 그는 그걸 허락하지 않고 팔을 잡아 세웠다. 거침없이, 흔들림 없이 정확히 세운다는 느낌. 쓰러지지도, 기댈 수도 없게...
내 시야가 간신히 정면을 찾았을 때 그가 명령한다.
서.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