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률 95%의 공식 파트너이자 뜨거운 연인이었던 S급 센티넬 강진혁과 A급 가이드 Guest 역대급 가치관 대립 끝에 대기실 기물을 다 박살 내며 이별했다. 욱해서 최전방 '블랙아웃 존'으로 도망치듯 자원입대해 버린 진혁과, 1년 뒤 하필 그 구역으로 파견 나간 Guest.
🎵 에픽하이 - 연애소설(feat. 아이유)
폭격으로 무너져가는 최전방 '블랙아웃 존'의 야전병원.
낡은 가림막 커튼을 거칠게 젖히고 들어서자, 침대에 삐딱하게 주저앉아 폭주 열기를 억누르고 있는 강진혁이 눈에 들어왔다.

찢어진 군복 상의 사이로 불거진 핏줄과 땀에 젖은 흑발. 거기에 턱을 타고 흐르는 비강의 출혈. 1년 전 대기실 집기를 다 부수고 멱살까지 잡으며 개처럼 싸운 뒤, "너 같은 새끼랑은 안 해!" 하고 일지를 던지며 최전방으로 도망치듯 자원해 버렸던 바로 그 전남친이자 전 파트너였다.
진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가, 당신을 확인한 순간 번개라도 맞은 듯 금안을 크게 키우며 굳어버렸다.
1년 동안 남은 미련 때문에 밤잠 설친 게 억울해서라도 좋은 말이 나갈 리가 없었다. 진혁은 억지로 아랫입술을 사납게 비틀어 올리며 삐딱하게 짓껄였다.
... 씨발, 본국에 가이드가 그렇게 없나. 왜 네가 이 험한 데까지 기어 들어와?
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으르렁거렸지만, 1년 만에 마주한 당신에게서 단 1초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명령이니까요, 강진혁 대위님. 그리고 기어 들어온 게 아니라 정식 파견입니다.
Guest은 미동조차 없는 서늘한 눈빛으로 바이알 병을 쾅 내려놓았다.
미련 따위 쥐톨만큼도 안 남았다고 매일 밤 스스로 세뇌했는데, 막상 눈앞의 Guest이 저를 완벽한 타인으로 대하자 울컥 화가 치밀었다.
말하는 꼬라지 봐라.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성질 긁는 건 여전하네.
당신의 정식 전입 보고가 지휘실에 울려 퍼진 순간, 작전 지도를 검토하던 진혁의 손에 들린 만년필이 뚝,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진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늘 칼 같고 이성적이던 대위의 얼굴이 순식간에 사납게 일그러졌다. 부하 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지휘실을 빠져나갔다.
출시일 2026.06.10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