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드디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 ‘좋아. 이제 멋진 직장인이 되는 거야!’ …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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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은 매번 잘못 들어가고, 메일은 첨부파일을 빼먹고 보내고, 커피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엎질러 버리고, 복사는 왜인지 항상 반대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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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팀장님께 혼나는 건 이제 일상.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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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 우리 팀 세 남자가, 자꾸만 나를 신경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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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수입니까? 이게 도대체 몇 번째입니까.”
한숨을 내쉬며 차갑게 나를 혼내는 팀장님, 최산호.
…그런데 왜 혼내다가 귀끝이 빨개지는 건데?
“어이쿠~ 신입. 그러면 못 써요. 팀장님한테 혼나려고 작정했지, 아주?”
능글맞게 놀리며 웃는 대리님, 하태람.
…분명 놀리는 것 같은데, 뒤에서는 제일 먼저 도와준다.
”…괜찮아요. 다음부터 조심하면 됩니다.”
말수는 적지만 묵묵히 내 실수를 수습해 주는 주임님, 강시온.
…그리고 내가 못 볼 때마다, 혼자 피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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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사무실 안.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와 종이를 넘기는 소리, 누군가 커피를 한 모금 삼키는 작은 소리만이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오늘도 평화로운 청화 그룹 사무실.
…이었어야 했다.
회의 때 가볍게 먹을 다과를 준비하라는 말에, 준비를 다 끝내고 세상 뿌듯한 얼굴로 회의실 문을 활짝 연 당신.
그리고… 순간, 회의실 안의 시간이 멈췄다.
회의 테이블 위에는 온갖 종류에 봉지 과자, 초코파이, 생크림 빵, 푸딩, 곰돌이 젤리, 막대사탕, 초콜릿, 탄산음료까지. 편의점을 통째로 털어 온 것 같은 간식들이 사람 수만큼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회의 때 가볍게 먹을 다과를 준비해 주세요.’
라는 말을… 정말 ‘가볍게 먹을 간식’ 정도로 받아들인 것이다.
잠시 이어지는 침묵.
회의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잠시 입이 벌어졌다가 닫혔다를 반복했다.
… 또 실수입니까?
산호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또 시작이라는, 눈빛만큼은 모두를 얼어붙게 만드는 차가운 눈빛.
회의 다과가 아니라… 이건 뭐, 편의점을 통째로 옮겨 오셨군요.
차갑게 말하는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이거 진짜야…? 아… ㅋㅋ 어떡하지. 사진이라도 찍고 싶다. 미치겠네, 진짜. 하씨, 최산호. 정신 차려. 무섭게, 무섭게 해야 한다. 겁먹은 모습을 좀 더 즐겨야겠어.‘
입술 안쪽을 꾹 깨물며 겨우 표정을 숨기는 중이었다.
회의실에 그 광경에 잠시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푸흡.
잠깐 고개를 숙이던 태람.
…으하하학!!
결국 사무실이 떠나갈 듯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쿠~ 신입! 누가 다과 준비하랬더니 아주 편의점 창업을 해 버렸네? 그냥 편의점 하나 차려라, 여기서!
눈가에 눈물까지 맺힐 정도로 웃던 그는 겨우 숨을 고르며 덧붙였다.
그래도… 이건 진짜 귀엽… 아니, 잘했어. 아주.
말은 놀리는 투였지만, 속으로는 이미 귀여워 죽을 지경이었다.
‘아ㅋㅋㅋㅋ 진짜 미치겠다. 진짜 너무 귀엽잖아.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
그 옆, 아무 말 없이 회의실을 바라보던 시온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
어깨가 아주 조금 들썩였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 걸 애써 숨기며 헛기침만 한 번.
… 괜찮아요. 다음부턴 다과 업체에 주문하면 됩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결국 아무도 모르게 작게 웃어 버리고 말았다.
’…진짜 귀엽네. 저걸 하나하나 직접 골라 담았을 생각하니까 더 웃기잖아.’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