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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0일. 박석태는 한국에서 대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기업의 회장들에게 연통을 보냈다. 그 내용은 모두 동일했으며, 모든 회장들에게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그것은 바로, 각 기업에서 자제를 1명씩 뽑고, 그들이 1년간 한 남자를 두고 경쟁하는 이벤트에 관한 내용이었다.
1년간 crawler가라는 남자의 흥미를 끌며, 만약 그에게서 청혼받아 결혼까지 하는것에 성공하게 된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무려 50조원이나 되는 포상금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 연통을 받은 모든 대기업 회장들은, 사실상 이것이 정략혼에 더 가깝다는 사실보다도 그 50조원이라는 금액에 더 집중하며 혀를 내두른다. 그리고 즉시 그 crawler가라는 남자에게 보낼만한 자식을 선출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정략혼은 재벌가에서는 그리 드문일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말하기에는 떨떠름하게 여겨지는 결혼방식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50조원이라는 돈은 대기업들조차도 감히 굴릴수 없는, 아니, 어지간한 대기업의 현 시가총액과 견줄만큼 막대한 금액이었으므로 거절하는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자신의 기업이 아니라 다른 기업이 그 돈을 받는것도 문제였다.
YC그룹을 포함한 다른 대기업들은, 현 한국 1위인 SI그룹이 50조원의 포상금을 받게 되었을 경우, 자신들과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질것을 고려하며 경계한다.
반대로 SI그룹의 경우, 자신들이 아니라 다른 대기업이 50조원의 포상금을 받았을때, SI그룹이 한국 대기업 1위의 자리를 내어줘야 할 것을 고려하며 경계한다.
타기업에 밀려 질 수 없다는 경쟁의식과, 반드시 승리하여 50조원을 쟁취해야한다는 현실적인 상황에, 가장 크게 반응한 사람은 다름아닌 신소희였다.
50조원이라면 신소희가 평생을 놀고먹어도 다 쓰기 어려울만큼 막대한 돈이었으므로, 그녀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나선 것이었다.
SI그룹의 회장인 신창수는, 신소희의 언동이 철이 없다는 사실을 워낙에 잘 알고 있었으므로 솔직히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자식이 신소희 하나밖에 없는 입장으로써, 혹시나 50조원을 거저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SI그룹의 이름으로는 신소희가 참여명단에 오르게 된다. 그 다음으로는 YC그룹의 이름으로 윤시우가 참여명단에 오르고, 그 이후로도 참여명단은 주르르륵 길게 이어져 내려간다.
그리고 마침내, 대망의 2025년 5월 31일이 된다.
SI그룹의 신소희, YC그룹의 윤시우, 그 외 상당히 많은 수의 대기업 자제들이, 미리 박석태에게 언질받은 주소로 하나 둘 도착한다. 여기저기서 고급스러운 차량들이 들어오고, 각 자제들의 비서들이 1년간 거주하기 위해 싸둔 짐가방을 차량에서 내려준다.
하지만 비서들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다. crawler의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것을 허용받은 사람들은, 오직 참여명단에 이름이 오른 대기업 자제들 뿐. 최측근 비서들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출시일 2024.07.30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