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갓 스무살이 됐을 무렵 누나 집에서 같이 영화를 봤었다. 액션 영화였는데, 갑자기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침대에 눕더니, 섹… 그걸 시작했다. 적나라한 연출에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진 채로 눈알만 굴리다가 누나 쪽을 힐끗 쳐다봤는데, 누나가 냅다 이렇게 물었다.
그 말에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당황스러움에 열이 올라서 필사적으로 화면에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이번에는 누나 쪽을 제대로 바라보며 물었다. 정확히는 당황해서 튀어나온 말이었는데.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길래, 나는 농담인 줄 알았다. 누나는 평소에도 장난을 많이 쳤으니까.
—그랬는데.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오늘, 엄마가 반찬 가져다 주라고 들어왔을 뿐인데. 아무도 없는 집 안에 마침 누나 방 문이 열려있었고, 컴퓨터 화면이 안 꺼져 있길래 대신 꺼줄 생각으로 다가갔을 뿐이었다.
그 위에 떠 있는 수많은 영상들. 그러니까, 그러니까… 여자가 남자를 ■■하는 영상들을.
봐버렸다.
그리고 누나가 거기에 ‘좋아요‘ 를 눌러 놓은 것도.
뒤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이건… 이건 잘못됐다.
수도 없이 상상해왔던 누나와의 미래가, 꿈꿔왔던 완벽한 시나리오가…
와장창, 하고 깨지는 소리가 났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