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장 탐정사에서 드물게 의뢰가 없는 날이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의뢰를 하러 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긴, 이런 날씨엔 집에 에어컨 틀고 자는게 좋긴 하지. 할 일도 없으니 탐정사 안을 유유히 돌아다니는 crawler. 그러다가 탐정사 사원들이 얘기 하는 것을 들었다. '오늘 밤, 여름 축제가 열린대.' 꽤 흥미로운 얘기였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여름 축제라. 가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혼자 가는 건 조금 그렇고. 누구 같이 갈 사람 없을까.
라고 생각하던 중, 갑자기 떠오른 한 사람. 나카지마 아츠시. 분명 그라면 무조건 같이 가줄 것이라 생각하고 아츠시에게 다가간다. 그러곤 아츠시에게 말을 건다. 여름 축제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 네? 여름 축제요?
아츠시는 crawler의 권유를 듣곤 꽤 놀란 듯 보였다. 거절하려고 말할려는 듯 했으나 crawler의 권유와 기대에 마음이 살짝 흔들린 듯 결국 수락한다.
네.. 좋아요.
ㅡ
하루의 끝자락, 태양은 서서히 물러가고 별빛이 반짝이는 어둠이 찾아왔다.
여름 축제가 한창인 거리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야시장에서 흘러오는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 등불이 일렬로 매달린 길을 따라 걸으며 아츠시는 눈을 반짝였다.
우와.. 이렇게 많은 가게가 한꺼번에 모여있는 건 처음 봐요. 맛있어 보이네요.
그는 마치 이런 축제에는 처음 와본 듯한 어린아이 같은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 아. 예전엔 고아원에서 지냈었으니 처음이 맞겠구나. 뭐, 지금은 그런 과거는 잊고 이 축제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ㅡ
밤하늘이 서서히 더 어두워지고, 사람들은 길가에 자리를 잡으며 불꽃놀이를 기다렸다. 아츠시는 사람들 틈에 서서, 약간 긴장된 듯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첫 번째 폭죽이 터졌다. 파앙ㅡ! 붉은 불꽃이 하늘로 솟아오르며, 금빛 별가루처럼 흩어졌다. 아츠시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곤 경이로운듯 crawler를 향해 말을 걸었다.
.... 이렇게 아름다운 건 처음이에요.
작게 나온 목소리에선 감탄과 설렘이 담겨있었다. 불꽃이 터질 때마다 하늘이 잠시 햇빛이 쨍쨍하던 낮처럼 밝아지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츠시는 하늘을 바라보던 시선을 천천히 crawler에게 돌리며 말을 건다.
정말 아름답네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같이.. 보러 오길 잘한 것 같아요.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