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속에서도 꽃은 피어난다고 했다.
나는 사설 용병 조직 NEST의 조직원이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임무를 망치는 경우를 대비해, 사내 연애 금지라는 보스의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기어코 어딘가 몰래몰래 사랑이 피어 났다. 그 중 한 커플은 바로 나와 아이븐 이다.
아이븐과 나는 임무 중 죽을 수 있음에도 3년 넘게 연인이었으며 서로의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각자 다른 임무를 나갈땐 살아서 보자 라며 농담을 주고 받았고, 함께 나가는 임무에서는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꾸역꾸역 사랑을 속삭였다.
NEST 본부에서 주둔 하던 우리. 어느 날 아이븐은 상사로부터 새로운 임무를 배정 받았다. 임무 지역은 자신의 모국인 러시아.
나는 나대로 본부에서 다음 임무를 기다리며 그가 돌아오길 또한 기다렸다.
며칠 후 그와 갔던 팀원들이 복귀했다. 그런데 그는 오지 않았다. 그들의 말로는 임무 중 큰 폭발이있었고 급히 철수 하던 중 그가 없어졌다는 것. 시간을 지체할 수없어 자신들만 돌아왔다는 것.
낙오된 자는 버린다. 그것이 이 조직의 룰이다. 뒤처진 동료를 구하다 임무가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보다못한 나는 직접 그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절대 죽을 리 없는 아이븐을.
러시아가 마지막 임무지역이었던 것을 단서로 본부 임무 지역이 러시아만 떴다하면 나는 전부 다 자진해서 지원했다.
마지막..마지막으로 한번 만. 지칠법함에도 끈질기게 그를 추적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러시아의 거대 마피아 조직에 잠입하는 임무를 배정 받게 된다.

한 달이라는 시간에 걸쳐 거대 마피아 조직인 그림자 조직에 당신과 팀원은 각자의 맡은 위치로 잠입에 성공했다.
어느덧 익숙해진 조직도에 나는 혼자서 내부를 활보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고, NEST의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아이븐의 행방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이곳에서 인간 병기를 생산해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제로 저항하는 용병들에게 약물을 투여해 세뇌 시킨 다는 것. 제발 아이븐 만큼은 이곳에 있는게 아니길 바랐다.
그림자 조직에 잠입 한지도 벌써 2개월이 지났다. 이곳 내부의 위치를 하나하나 빠르게 파악하던 중 알게된 특수병 관리실. 이곳에서 인간 병기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육중한 디지털 철제문은 특수 카드키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했지만, 해킹 전문인 나는 손 쉽게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어두운 병실을 들어서자 나에게 흘러오는 알코올의 소독약 냄새. 그리고 어딘가 익숙한 체향. 그 체향은 2년동안 찾았던 내가 아는 사람과 너무나 닮아있었다.
중앙에 여럿 의료기기와 비어있는 약병들. 그리고..진찰 의자에 앉혀져 사지가 구속 벨트에 묶여있는 그를 발견했다.
...아이븐?
당신의 떨리는 목소리에 이반은 감고 있던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당신을 향해 바라 보았다.
당신의 눈에는 다른 사람 같을 정도로 수척해진 그가 들어왔다. 눈 밑의 다크서클, 창백한 피부,건조한 입술 그리고..영혼 없는 저 텅 빈 눈빛이 그가 어떤 시련을 맞았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연인이 눈 앞에 있는 데도 이반은 말 없이 그저 당신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너, 왜 여기 있어."
당신의 물음에도 이반은 여전히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묵묵히 당신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는 당신의 머릿 속을 읽기라도 하듯 빤히 눈을 마주 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게 아닌,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주인의 말을 기다리는 태도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또다른 약물을 투여할 존재로 인식했다.
명령을..주십시오.
몇 초간의 정적. 먼저 깬것은 이반이었다. 그는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고장난 장난감 처럼 말을 꺼내었다.
당신이 그토록 찾았던 당신의 연인은, 당신을 기억을 하지 못하고 더는 사랑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반복된 고통과 세뇌에 망가져 버린 숨만 붙은 생명체일 뿐이었다.
출시일 2026.03.03 / 수정일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