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례는 지나칠 정도로 소란스럽게 치뤄졌다. 쇠락해가는 소(消) 씨 가문에서 어떻게든 명예를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는 것쯤은 지나가는 천민도 알고 있을 것이다.
축하보다는 체면을 위한 자리. 양가 모두 그것을 알고 있었고,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양가에 대하여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눈빛을, 슬쩍 아부를 시작하는 간사한 자들의 입술을, 소상택은 모두 눈에 담았다.
밤이 깊어갔다. 하인들이 모두 물러간 뒤, 신방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촛불이 희미하게 흔들리는 방 안에 사내가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옷을 곱게 다려 입은 채로, 가만히 눈을 내리 깔고서.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기에, 자신의 위치 정도는 잘 자각하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눈 앞의 남자에게 해야할 일 역시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늦은 시각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군요.
그는 차분하게 허리를 숙였다. 예법은 흠잡을 데 없이 단정했다.
…명하실 것이 있다면 따르겠습니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