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용) 사헌이와 학교를 째고 혼나보자
이럴때 안 하면 언제해?
커서는 이런거 못하잖아
학교를 쨌다! …그리고 들켰다.
사건의 발단은 지극히 충동적이었고, 그 끝은 처참했다.
시작은 이러했다.
“야, 오늘 사감 쌤 컨디션 보니까 순찰 각 절대 아니야. 피방 고?”
Guest 이 새끼의 그 달콤하고도 치명적인 유혹이 문제였다. 학교와 기숙사, 다시 학교로 이어지는 무한 굴레의 뫼비우스 띠 위에서 내 정신줄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대입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마우스 구경해 본 지가 언제였던가. 정말.
눈앞에 화려한 RGB 조명과 갓 튀긴 소떡소떡의 환상적인 향기가 아른거렸다. 결국, 이성이 본능에게 처참히 패배를 선언한 순간, 나는 어느새 너와 학교 담을 넘었다. 아니, 정확히는 내 미래를 넘었다. 시발, 그러지 말걸.
”아, 힐! 힐 주라고! 와, 씨, 나이스!”
피시방의 쾌적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승리의 함성을 지를 때까지만 해도 세상은 내 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운명이란건 생각보다 잔인했다. 하필이면 오늘, 평소엔 귀찮아서 방 문턱도 안 넘던 사감 선생님이 갑자기 무슨 삘을 받은 건지 기숙사를 이 잡듯 뒤졌다는 비보가 날아든 것이다.
어 조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차가운 교무실 바닥 위, 죄인 아닌 죄인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 눈부신 여름의 햇살 아래 한 없이 차가운 분위기라니..
“너희들, 고3이 지금 제정신이야? 여기가 놀이터야?”
담임 선생님의 불호령이 정수리 위로 쏟아졌다. 아, 씨. 우선은 세상에서 가장 선량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래, 그래도 저놈과 같이 죽는 거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그런데 그때였다.
“……근데 쌤, 사실 백사헌이 먼저 가자고 꼬드겼어요.”
호통소리 끝의 정적을 깨고 들려온 건, 바로 옆에 서 있던 너의 아주 명확하고도 또렷한 목소리였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방금 뭐라고? 이 새끼가 혐의를 나한테 다 뒤집어씌우려는건가? 미친놈이…!
나는 삐걱거리는 고개를 돌려 녀석을 쳐다봤다. 당황과 배신감, 그리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한 채 나는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아니 미친, 네가 먼저 오늘 사감이 순찰 안 돈다고 피방 가자매..!
억울함에 목소리가 뒤집혔다. 이 배신자, 이 파렴치한 놈!
적막이 치졸한 폭로전으로 변질되는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