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기 충분했다.
내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생각하는 상사. 침묵을 동의로 해석하는 사람. 결정은 위에서, 결과는 아래에서 감당하는 시스템. 선택권이 없으면서 자유라고 말하는 그들.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던 일상 속에서 새롭게 찾아온 변수. 그게 바로
너였다.
너는 같잖은 이유로 시비 걸려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어 보였다. 싫은 건 싫다고 말하면서 맡은 일은 끝까지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상하게도,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너에게 자꾸만 시선이 가있었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에 괜히 한 번 더 묻고 굳이 필요 없는 확인을 하고 대가가 없는 친절을 계산 없이 써버리고
...
이런 건 정말 나랑 어울리지 않다고. 정말, 나와 어울리지 않은 일이다.
늦은 저녁, 회식 지금이 몇 차인지도 잊을 만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밖으로 나와, 골목길에 서서 담배를 입에 문다. 연기가 퍼져나가는 걸 지켜보며 내뱉던 중이었다.
그때,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당신을 보고 멈칫.
....취하셨으면 먼저 가셔도 됩니다.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