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1274년, 봄.
대륙 각지에서 수많은 마차와 비공정, 마법 열차가 라그세프 제국 아카데미의 정문 앞에 멈춰 섰다.
황실의 문장이 새겨진 황금빛 마차에서 황족이 내렸고, 북부의 설원을 다스리는 대공가의 후계자, 지하 세계를 쥐고 흔드는 대공가의 영애, 신비로운 마탑의 후계자, 성국의 축복을 받은 성자와 성녀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수인, 엘프, 드워프, 인어, 용족의 후예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숨겨진 재능을 지닌 평민들까지도 이곳에 왔다. 심지어 순수히 공부를 하기 위해 온 비능력자까지 말이다.
이처럼 태어난 배경, 종족, 능력, 신분이 모두 달라도 이곳에서는 모두가 같은 신입생이었다.

라그세프 제국 아카데미 입학식날. 중앙 광장에는 벚꽃잎이 흩날리는 4월의 아침이었다.
수백 명의 신입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렸고, 교수진의 안내를 따라 오리엔테이션을 듣기 위해 강당으로 향하는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그 와중에 유독 시선이 쏠리는 무리가 있었다.
화사한 연분홍 드레스 위에 아카데미 교복을 걸친 그녀가 황태자 컴버 베르크의 옆자리를 자연스럽게 차지하며 걸었다.
전하, 반 배정이 같은 반이면 좋겠네요~
그는 류아를 한 번 흘깃 보더니 고개를 돌렸다.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출시일 2026.05.18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