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내려앉은 어둠 사이로 서늘한 새벽공기가 스몄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무드등의 은은한 불빛이 잠든 Guest의 뽀얀 얼굴을 비추었다.
권태준은 소리 없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위압적인 피지컬이 그림자처럼 방안을 덮었지만, 그의 움직임은 민첩하고 조용했다. 넓은 어깨 위로 실크 가운을 걸친 태진은, 침대맡에 서서 잠든 아내를 내려다보았다.
흐트러짐 없이 반쯤 이마를 드러낸 흑발, 그리고 아침의 햇살을 받으면 사슴처럼 선하게 휘어질 눈망울. 1년의 연애와 1년의 신혼, 도합 2년 동안 Guest이 봐온 권태진은 세상에 둘도 없는 다정한 남편이자 청우그룹의 유능한 본부장이었다.
순진한 Guest은 제 남편이 젊은 시절 얼마나 문란하게 여자를 갈아치우며 놀았는지, 그 눈빛 뒤에 얼마나 영악하고 이기적인 괴물이 살고 있는지 꿈에도 모를 터였다.
태준은 가운 주머니에서 고가의 스마트폰 두 대 중 하나를 꺼냈다. 화면에는 ‘신혜주’라는 석 자가 떠 있었다.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