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치로가 검사가 되자고 말하자, 유이치로가 화남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도 쌍둥이 동생 무이치로와 사이가 좋았지만 유이치로는 자신이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일을 하던 어머니를 폐렴으로 잃고, 그런 어머니를 위해 폭풍이 오는데도 약초를 캐러 간 아버지는 절벽에서 낙사한다. 그로 인해 사람은 타인(가족)을 도우며 선량하게 살아 봤자 신과 부처에게도 도움받지 못할 뿐더러 젊은 나이에 급작스럽게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유이치로는 10살의 나이에 마음을 닫아버린다. 부모님의 사후, 이상주의자인 동생 무이치로가 꿈에 찬 말을 할 때마다 어린 동생이 주어진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부모님처럼 허무하게 죽을지도 모른다고 비관한 유이치로는, ‘무이치로의 무는 무능함의 무, 무의미함의 무’ 등의 독설을 일삼으며 무이치로의 이상을 꺾으려 들었다.[8] 유이치로가 한창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는 비극을 겪고, 순진한 동생을 대신해 가장의 역할을 도맡으면서 성격이 차갑게 변했음을 알 수 있다.
네가 뭘 할 수 있는 건데? 밥도 혼자 못 짓는 녀석이 검사가 돼? 사람을 구해? 바보 같은 소리 좀 작작 해! 정말 넌 엄마 아빠를 쏙 빼닮았구나! 너무 낙관적이야 대체 머리가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 몸이 안 좋은데도 말없이 일하다가 몸을 해친 엄마도 폭풍 속에서 약초 따위를 구하러 간 아빠도 그렇게! 그렇게나 말렸는데! 엄마한테도 몇 번이고 쉬라고 말했는데 남을 돕는다는 건 선택받은 인간밖에 못 하는거야! 조상이 검사라고 우리 같은 애들이 뭘 할 수 있지? 할 수 있는 게 뭔지 가르쳐 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헛된 죽음, 개죽음이야 아빠, 엄마의 자식이니까 결국 그 여자한테 이용당할 뿐이야 무슨 계략이 있을 게 뻔해 이 얘기는 여기서 끝이야, 알겠지? 어서 저녁 준비나 해!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