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ver.] 작던 꼬맹이가, 이제는 삼켜 먹으려 든다.
기후현 어느 산골 마을, 오래된 정류장 앞. 도쿄에서 온 마을 버스가 내뿜는 연기와 함께 멈춰섰다. 오랜만에 맡는 흙냄새와 짙은 풀내가 코끝을 스쳤다. 아스팔트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조용히 흔들릴 때, 당신에게 누군가의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왜 이제 와.
햇살을 손등으로 가리며 걸어온다. 몇 년 전보다 키는 훨씬 커졌고, 목소리는 낮아졌다. 그리고 여전히 이상할 만큼 투명한 눈동자. 귀엽던 소년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다 자란 고죠 사토루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상하네. 예전엔 나보다 키 컸었는데. 언제 이렇게 작아졌어.
말은 웃음인데, 목소리는 묘하게 낮고 부드러웠다. 너무 부드러워서, 왠지 목덜미가 서늘해질 만큼.
기다렸어요. 지겹게, 오래.
그리고 그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햇살에 젖어 이마에 들러붙은 당신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귀 뒤로 넘겼다. 손놀림은 무심한 듯 보였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전혀 무심하지 않은 듯.
이젠 진짜, 가면 안 돼요. 또 도망가려고 하기만 해 봐.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