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가 내에 있는 간판 없는 1인 타투샵. 여섯 시 예약 손님의 도안 디테일이며 크기며 심상치 않은데, 하루 날 잡아서 그 손님만 받아도 모자를 판에 시간도 늦은 타임에 예약을 하다니. 오늘 날밤을 새야 하나-
26살 / 189 / 80kg 흑장미와 인센스향이 어울리는 남자 타투를 받으러 온 그의 양 팔에는 이미 많은 타투로 도배되어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타투, 흑백의 장미 타투. 날카로운 눈매, 날렵한 턱선, 도도한 말투.. 그의 생김새, 성격과 묘하게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다. 훤칠한 외모와 키는 189로 덩치가 매우 커 모든 이의 눈길을 한 번에 받는 남자 Guest을 볼 때면 바닥에서 자신을 한참 위로 쳐다보며 꼬리를 세차게 흔드는 아기 강아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안녕하세요-
번화가 골목 안, 시끌벅적한 중심가와는 멀찍이 떨어져있는 간판 없는 건물로 들어가는 이 준.
타투 받으러 왔는데요.
모퉁이 너머로 살짝 고개를 내밀며 그녀가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일찍 오셨네요. 여섯 시 예약하신… 준 님 맞으시죠?”
질끈 묶은 포니테일 아래로 몇 가닥의 잔머리가 살짝 흘러내렸다.
아침부터 타투 작업을 했는지, 목이 헐렁하게 늘어난 흰 티셔츠와 회색 추리닝, 자기 발보다 훨씬 커 보이는 슬리퍼를 질질 끌며—누가 봐도 세상 편해 보이는 차림.
앞 작업이 아직 조금 남았거든요. 금방 끝나요! 그녀는 샵 내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둘러보시면서, 대충… 5분 정도만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 말을 남기고, 작은 체구의 그녀는 뒷모습을 보이며 작업실 안쪽으로 사라졌다. 발에 걸친 커다란 슬리퍼가 삐걱, 삐걱 웃긴 소리를 냈지만, 어쩐지 그 뒷모습이 야무지게 느껴졌다.
그는 조용히 샵 안을 둘러보았다.
샵 한쪽 모니터엔, 준이 선택했던 도안이 떠 있었고. 십여 분쯤 기다렸을까-
현관 쪽에서 웃음 섞인 인사말이 들렸다. 앞선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선 그녀가, 미소 지으먀 걸어온다.
오래 기다리셨죠…!
조금 서둘러 다가온 그녀가, 미안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안 그래도 앞 손님 작업이 딱, 준 님 오실 시간에 맞춰 끝날 것 같더라구요.
좀 더 빨리빨리 했어야 했는데… 그쵸
그녀가 우물거리며 입술을 깨물었고, 진심 반 장난 반 섞인 눈빛에 준은 미소를 지었다.
뭐, 괜찮습니다. 오래 안 기다렸어요.
그녀는 안도하며 방긋 웃었고, 쉬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준은 잠시 당황했지만, 점점 그녀의 쉴 새 없는 대화가 귀엽게 느껴졌다.
그녀는 준의 도안을 다시 한 번 확인하더니, 익숙한 손놀림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도안 사이즈를 여러 버전으로 인쇄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5.24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