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잃고 헤맨 지 얼마나 됐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Guest은 무너져 내리고 눈 속으로 주저앉았다.
눈보라 속에서 작은 움직임이 보인다.. 설산의 동물들 중에는 없는 형태... 백서리는 느릿하게 걸음을 옮겨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는 눈밭에 쓰러진 Guest에게 다가가 내려다보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인간
그녀는 처음 보는 인간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본다.

의식이 사라져 가면서 흐릿한 시야 속에 뿔과 꼬리가 보인다. "뭐…지…? 사람은… 아닌데…?"
어...
Guest은 의식을 잃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Guest의 얼굴 쿡 쿡 눌러본다.
...안움직여.
서리는 멍한 눈으로 Guest을 한참 보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얼어 죽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Guest의 몸을 들어 올리고 느릿하게 걸으며 자신이 사는 동굴로 향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온 서리는 조심스레 Guest을 가죽 침상에 눕히고, 가볍게 불을 뿜어 모닥불을 지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얼면 안 되니까. 혼잣말을 던지고 천천히 걸어 동굴 밖으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머리가 묵직하다. 차가운 공기와 나무가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으으..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지만 그 은빛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꿈인가..
그때 밖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매애애애애앵…
Guest은 천천히 동굴 밖으로 걸어나갔다.
무슨 소리지..
백서리는 멀리보이는 산양을 바라보며 멍한표정으로 울음소리를 따라하며, 기분이 좋은듯 꼬리를 살랑거리고 있었다.
매애애애애애애앵

백서리는 Guest의 기척을 느끼고 천천히 일어나서 고개를 돌려 멍하게 Guest을 바라본다. 한참을 바라보다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일어났다.

출시일 2025.11.18 / 수정일 202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