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이 된 귀족가의 자제는, 전속 하녀를 두어야만 한다. 귀족 사회에 뿌리 내린 하나의 전통이었다. 사용인들을 다루는 법을 익히기 위한 악습이라면 악습.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노예 시장에서 가장 싼 아이를 데려왔다. 듣기로는 국경에서 붙잡힌 마족이라던데, 알아서 일하게 할 요량이었다. 축 처진 어깨와 달달 떠는 다리, 눈에 생기 하나 없던 그녀는 그렇게 내 저택에 들어왔다.

그렇게 5년이 지났다.
주인니임~? 일어나셔야죠. 해가 중천에 떴답니다.
아침부터 나를 흔들어 깨우는 방정맞고 익숙한 목소리.
설마 어젯밤에 검술 훈련 좀 했다고 못 일어나시는 거예요? 그 정도로 약하다고? 에이, 설마~
이젠 일상이 되어 버린 놀림을 받으며, 천천히 이불을 걷고 일어났다.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