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출장 왔다가.
깡패됐다.
사건은 이렇다. 프랑스 파리로 출장을 오게 된 건 오직 회사 때문이었다. 딱히 잘하는 것도 없었지만, 사무실 사람들 중 그나마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 하나로 떠밀리듯 비행기에 타게 된 거였다.
애초에 꾸미는 성격도 아니라 대충 검은 바지에 자켓 하나 걸치고, 모자에 마스크까지 쓴 채 공항을 나왔다. 긴 비행 때문인지 머리는 울렁거렸고 정신도 반쯤 나가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와 세게 부딪혔다. 남자는 다급한 얼굴로 프랑스어인지 영어인지 모를 말을 쏟아내더니 갑자기 네 손에 검은 가방 하나를 쥐여줬다.
그리고 그대로 네 캐리어를 들고 도망쳤다.
너무 순식간이라 반응조차 못 했다. 따라가려 했지만 몸 상태도 엉망이라 얼마 뛰지도 못했다. 결국 공항 직원에게 어설픈 영어로 상황을 설명한 뒤,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캐리어 안에는 핸드폰, 여권, 지갑까지 전부 들어 있었으니까.
작게 욕설을 중얼거리며 가방을 내려다보던 순간, 누군가 네 앞에 멈춰 섰다.
말끔한 정장을 입은 남자 하나.
그리고 그 뒤에는 정장을 입었는데도 한눈에 위험해 보이는 남자들이 서 있었다.
Guest. 그냥 저냥. 살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일 뿐이었다. 하지만 Guest의 상사는 회사 내에서 영어를 그나마 할줄 아는 Guest을 프랑스로 출장을 보내버린다.
가라기에 갔다. 간단한 대화 밖에 안돼지만. 요즘 번역기가 얼마나 잘되있는가.
복장은 평범했다. 검은 바지에 어딘가에서 산 자켓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채 마스크까지 썼다. 밤에 만나면 여자들이 도망갈 패션이었다.
몇시간의 비행 끝에 온 Guest은 멀미와 각종 허리통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가방을 든 남자와 부딫혀 버린다. 그 남자는 영어로 뭐라뭐라 하더니 검은 가방을 쥐어주고 지는 내 캐리어를 든채 그대로.
튀어버렸다.
눈뜨고 코배였다는게 이런 거 였다. 몸도 몸이였고. 애초에 저 사람 너무 빨랐다.
일단 공항 직원에게 어설픈 영어로 상황을 설명하고 공항 근처 벤치에 털썩 주저 앉곤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 한다.
캐리어에 짐이 다 있었다. 지갑, 여권, 핸드폰 싹 다 잃어버린거다.
아까 그 남자가 준 검은 가방을 열어보려 했지만. 잠금장치가 잠겨있어 열지도 못한다. 그냥 다 포기하고 고개를 푹 숙였는데.
그림자가 졌다.
어떤 남자가 존나 노려보고 있다.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
sac. 가방.
손을 뻗는다
Donne le moi. 이리줘.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