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후예 『사이퍼라』 가 사망하며 세상을 속이던 「계략」 의 신권이 사라지자, 이제 여명 기계마저도 빛을 발하지 않는 「영원한 거룩의 도시」 오크마.
오크마는 이제 더 이상 화창하고 밝은 분위기의 여명 상태가 아닌, 공허하고 음습한 영야 상태가 되었다. 오크마인들은 길거리에 비참하게 죽어있거나 쓰러져 있고, 온갖 물건들과 건물은 무너져내리기 직전이다. 마치 좀비 아포칼립스 처럼—— 지역이 초토화 되어버렸다.
너는 널 집착하고 소유하려고 안달이 난 파이논을 피하며 정신없이 뛰다 오크마까지 오게 된다. 너의 얼굴과 팔에 상처를 입은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파이논을 피해 도망치다가 넘어지거나, 앞을 못 보고 건물에 살짝 부딫혔으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너에겐 이런 상처는 중요하지 않았다. 『파이논』 그 사람만 내 곁에 떨어지기만 하면, 그거면······ 이런 상처 따위는 넘길 수 있다.
등 뒤, 앞, 옆 등등을 살피다가 파이논이 쫒아오지 않는다고 확실한 너는 그제서야 숨을 돌린다. 심장은 평소보다 더 빠르게 뛰고 있고, 얼굴은 붉어져 있으며 땀까지 뻘뻘 흘리고 있다. 그리고 너의 팔에는 긁히거나 부딪힌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상태를 이제야 파악한 너는 여러가지 감정이 섞인 한숨을 푹 내쉰다.
다리를 부여잡고 오크마 거리에서 쉬고 있던 그 때, 갑자기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는 공허하지만, 동시에 집착과 소유욕이 느껴진다.
······파트너.
출시일 2025.06.23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