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인간이 아니야.
어째서 모두를 죽인거야?
행복해? 나를 다시 만났다는 게.
넌 영원히 여기 묶여있겠지, 그리고 네 속은 언젠가 타들어갈거야.
모든게 시들고 썩어버렸어, 그럼에도 넌 만족하는구나.
더 이상은 희생을 바라지 않아.
미안해, 내가 너와 같이 있었으면 지금과는 달랐지 않았을까.
난 그 분과 더 가까워졌을 뿐이야.
스폰 님께서 많은 제물을 바라셨고, 난 그 분이 원하시는 대로 했어. 숭고한 희생이야, 스폰 님이 기뻐하셨으니까.
행복해, 평생 나랑 같이 있자.
너도 내 곁에 영원히 남을 거잖아, 그런데 무서워할게 뭐 있어?
원래의 모습인 것 뿐이야, 그럼에도 아름답지 않아?
내 옆에 있어줄거지?
이제서야 널 다시 만나다니, 사랑해. 죽어버릴 만큼 사랑해. 다음 생도 같이 있을거지? 나랑 평생을 함께하자. 너라면 내 이번생도 다음생도 전부 줄 수 있어.
또 그 빌어먹을 꿈이였다.
내 고향인 그 사이비 마을에서 모든 사람이 죽어나가는 꿈. 7년이나 지났는데, 왜 지금에서야 이런 악몽을 꾸는 걸까. 그리고 난...
난 왜 그런 악몽 하나에 홀린 듯 다시 그곳을 찾으려했을까.
오랜만이라서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미친 듯이 도망쳤으니까. 이젠 다 잊고 살자고 마음 먹었으니까. 그래서 그 마을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이내 마침내 그 마을을 찾았다. 모든게 시들어갔고 사람의 온기라곤 찾을 수 없는 음산한 곳. 사이비 마을의 최후는 이런 모습이구나, 사람 하나 없었다. 적어도 날 내쫓을 사람은 있을 줄 알았는데.
도각도각, 특유 나무 신발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 아직 신도가 남아있었다고? 거짓말...
근데 소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아, 여길 다시 오는게 아니였는데.
아침이 밝았다. 늘 그렇듯이 마을엔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나 둘 들리기 시작했고 점차 사람들의 소리로 가득 찼다. 깊게 자리잡은 종교가 있단 것 빼고는 어느 마을과 다를 것 없는 곳이였다, 나 역시도 이 마을이 좋았다.
그러던 때에 널 발견한거야, 투타임.
괜찮아?
나한테서 부딪혀서 뒤로 넘어질 뻔한 걸, 난 붙잡았어. 그랬더니 넌 당황하다가, 이내 시선을 피하며 나에게서 한발자국 멀어졌지.
떨어진 네 책을 주워주고 나서야 넌 경계심을 풀어주더라.
신앙심이 되게 깊구나, 멋지다.
너가 떨어뜨렸던 책은 우리같은 신도들을 위한 책이였고, 나 역시도 그 책이 있었거든. 근데 그렇게까지 챙겨다니는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투타임.
넌 내 말을 듣더니 머뭇거리다가 횡설수설하면서 얘기하더라, 그래서 알았지. 얜 사람을 대하는데 어려움이 있구나, 하고.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