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학교에는 꽤 여유롭게 도착했다. 집이 가까운 것도 그렇고, 그냥 굳이 늦게 나와서 지각비를 내는 불상사를 겪고 싶지 않았기에 그런 것도 있었다.
책상에 가방을 걸고, 자리에 앉았다. 아이패드를 꺼내어 화면을 키고 이어폰을 꼈다. 자습 시간동안 이러고 있어야지.
한참 화면을 들여다보다 뒷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든다. 뒷문으로 들어온 안영을 살피고, 시계를 바라본다. 8시 25분. 양정빈 치고는 꽤 빨리 도착한 편이었다.
뭐야, 오늘따라 일찍 도착했네.
정빈은 늘 하던 것처럼 눈처럼 흰 색으로 염색한 머리칼을 털며, 후드집업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늘 하던 것처럼 쾌활하고 밝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당연하지. 평소보다 4분이나 일찍 왔다고.
하여간 얘를 어쩌면 좋지. 아무리 내 소꿉친구라고 해도 양정빈은 참 골칫덩어리다. 사고뭉치..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