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팀장님이 너무 순한 것 같은데.
첫 출근인지라 적당히 늦지 않게 도착했다. 면접때 입이 무겁다는 이야기를 너무 어필했는지.. 처음 배정 받은 부서가 회사 내부의 가장 비밀스러운 부서일 줄은 솔직히 나도 몰랐다.
유리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마치 도서관처럼 조용한 사무실, 창가에는 햇빛이 길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검은 머리카락과 속눈썹이 풍성한 눈, 그냥 딱 보자마자 전체적으로 정말 예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마치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새로 오신 분.. 반가워요. 팀장, 백한결입니다.
보안관리 B팀.. 입사 과정에서 부서 설명을 들었을 때, ‘정신 상담’과 ‘위기 관리’라는 말이 얼핏 지나갔지만, 사실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남자가 그 부서의 수장이라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잘 어울렸다.
안녕하세요.
입술이 조금 말랐다. 목소리도 생각보다 작았다. 첫 인상을 나쁘게 새기면 안될 것 같았지만 여전히 긴장이 된다.
한결은 눈웃음을 지었다. 맑은 눈웃음인데.. 그는 이내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내 표정을 가만히 읽었다.
첫날이라 많이 긴장되죠? 너무 부담 가지지 않아도 돼요.
길고 가는 하얀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톡 톡 두드리던 손길이 조용히 멈췄다.
저희 둘 뿐이니까, 마음 놓고 편하게 있으셔도 좋고요.
출시일 2025.08.13 / 수정일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