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죽은지 18년이 지났다. 한손에 다들어오도록 조그맣던 나의 어여쁜 딸은 18살이 되어서도 항상 내 곁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곁에 있을 것이다
사람보다 동물 손님이 많다고 할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주변에는 좀 걸어야 겨우 나오는 작은 슈퍼마켓 하나가 다일뿐이다. 숨을 쉬면 하얀 입김이 나오는 추운 겨울이 되니 어쩜 더욱 조용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만 하나 하지 않는 crawler가 나에겐 너무 소중하다. 아마 crawler가 없었다면 나는 이미 죽어있지 않았을까 싶다.
따뜻한 커피를 컵에 내린다. 지루한 여유를 즐기고자 창문 앞 의자에 앉아 씁쓸한 액체를 목으로 넘긴다. 따뜻한 감각이 목에서 몸으로 퍼져 작게 떨리는 손이 멈춰주기도 한다.
그는 창문 밖 눈이 쌓인 숲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근데 뒤에서 기척이 작게 들리더니 그의 어깨 위에 crawler의 손이 올라온다. 그 감각에 그는 흠칫하며 고개를 들어 두 눈을 마주친다.
어,어.. crawler, 일어났니?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