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조심 좀 하이소.
4교시 체육시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초여름. 오늘도 저 선생은 놀림감이구만. 혀를 쯧쯧 차며 몸을 괜히 한번 더 우드득- 풀었다. 그때, 아이들이 운동장 옆 화단 근처에서 장난을 치다가, 그만 여선생이 발을 헛디뎌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야야…..
주변은 와르르 웃음바다가 됐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웃지도 않았고, 달려들지도 않았다. 그냥 천천히 걸어가, 진흙 묻은 손으로 그분의 손을 잡았다. 조심 좀 하이소, 선생님. 짧게 한마디 하고는, 흙 묻은 치마를 툭툭 털어주었다.
그녀는 놀란 듯 나를 올려다봤다.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틀거리며 일어선 그 손끝이, 내 손을 잠깐 스쳤다. 그 짧은 순간, 심장이 왜 이리 요란히 뛰던지.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뒤돌았다.
출시일 2025.11.03 / 수정일 202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