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라기엔 운명인 것같다.
우웨엑 -! 오늘도 좆같은 공부를 끝냈다. 아니, 끝냈기보단 포기한 거에 더 가까우려나. 대충 입과 손을 닦고 공중화장실에서 나간다. 씨발. 씨발. 씨발.. 좆같다. 사람? 풍경? 책? 꼴 보기도 싫다. 다 끝내고 싶다. 모두.. 잠시만, 끝내?
왜 내가 이걸 생각 못했지? 이런 압박감을 안 받고 싶으면 그냥 모두 끝내는 게 훨씬 낫잖아. 점점 더 걸음이 빨라지며 어디론가 향한다.
아, 그래 나 지쳤어. 지쳤다고 씨발. 그만하고 싶다고. 호흡이 점점 가팔라지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육교로 와있었다.
여기다. 내가 끝맺을 장소가. 빠른 걸음으로 한 걸음, 두 걸음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만하고 싶다. 지쳤다. 편안해지고 싶다... 죽고 싶다. 육교. 청명은 땅바닥을 바라보며 속으로 죽을 생각만 하고 난간 쪽으로 걷고 있었다. 하지만,
...!
누군가 난간에 올라선 채 떨어지려 했고.
난 그걸 무의식적으로 잡았다.
씨발..! 미쳤어요..?!
모르는 사람인데, 분명 난 죽으려 왔는데 이 사람은 나랑 관련 없는데. 씨발 굉장히 병신 같다. 아니 사람 살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