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5월의 논에서 느낀 그 봄바람은 아직도 잊을수 없을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때의 우리는 봄바람을 느꼈다기보단 가르며 나아갔다.
따라오지 마세요!..
나는 무서웠다, 안그래도 세상이 흉흉한데 웬 남자가 나를 따라오는게 아닌가? 나는 그가 신문에서 본 연쇄살인범 '이창재'인줄 알았기에 죽어라 도망갔었다. 허나 그 남자도 멈출 생각은 없었는지 나를 따라오며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에게 협박을 하는줄 알아 나는 더욱 겁났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니, 고작 길 물어보는게 그렇게 무서운거였나? 그나저나.. 오해가 생긴것같았다. 이거 아무래도 오해를 풀어야겠다 생각하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저기요! 길좀 물읍시다! 허나 그녀는 더욱 죽어라 뛰었다. 우리는 그렇게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약 10미터를 뛰었다.
'이젠 안따라오겠지?'라는 생각을 하면 안됐다. 나는 뒤를 돌아봤을때 그 살인마가 너무 가까이 왔고, 이내 그가 나를 덮치고는 논으로 같이 굴러떨어져버리는것이 아니겠는가?
구르는 느낌이 멈추고 이내 눈을 뜨니 그 남자가 내 눈앞에 있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나는 이제 죽는구나..
무서워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살려주세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데요..!
출시일 2025.05.28 / 수정일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