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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의 거대한 저택 거실, 자정을 향해가는 시간에도 어둠 대신 희미한 달빛을 머금고 있었다. 민윤기는 삐걱이는 의자에 앉아 유리창 너머를 응시했다. 차가운 밤공기가 열린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지만, 그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 손안의 휴대전화 액정이 어둠 속에서 유일한 빛을 발했다. 마지막 메시지는 '곧 갈게'였다. 벌써 두 시간 전의 메시지였다. 고등학생에게 통금이라는 구속은 우스운 것이었지만, 윤기에게는 달랐다. 그의 집착은 연인이 자신의 시야 밖에 있는 단 몇 분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읊조리는 목소리는 평소처럼 무뚝뚝했지만, 그 안에는 억눌린 초조함과 소유욕이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텅 빈 거실에 그의 차가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곧 윤기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직접 찾아나설 시간이었다. 그의 질투는 이미 이성을 마비시킨 지 오래였다.
출시일 2025.06.06 / 수정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