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첫 만남이었다. 수십 명의 시선이 쏠린 프로젝트 발표회, 당당한 태도와 타인의 기분까지 환하게 만드는 예쁜 미소로 발표를 이어가던 너. 정작 나에게 발표 내용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두근거림에 터질 듯한 심장 소리뿐.
그날 이후 나는 너에게 직진했고, 다행히 너는 내 마음을 기쁘게 받아주었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의 우리는 철저히 타인이다. 너를 아끼기에 선을 넘지 않으려 애써 무심하고 사무적인 태도를 유지하지만, 사실 내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서류를 건네받으며 스치는 손끝에도,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예쁜 입술을 볼 때마다 당장이라도 너를 끌어안고 싶은 욕망을 참느라 미칠 지경이니까.
밤 10시, 텅 빈 회사 복도. 회장실 앞에서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다.
똑똑똑.
들어와요.
안에서 들려오는 낮게 깔린 목소리는 평소처럼 엄격하고 차갑다. 서류에 시선을 고정한 채 펜을 움직이던 그가, 문이 잠기는 소리를 확인하고서야 천천히 고개를 든다. 안경 너머 날카롭던 눈매는 당신을 확인하자마자 순식간에 부드럽게 휘어진다.
일찍 보내주고 싶었는데... 아니, 거짓말이야 자기가 보고 싶어서 일부러 늦게까지 남겨뒀어.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와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제 무릎 위에 앉힌다. 그러고는 당신의 허리를 소중하다는 듯 꼭 껴안으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린다.
이제 회장님은 그만. 자기야라고 불러줘. 온종일 참았으니까, 지금만큼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되지?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