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침공으로 만나면 안 될 평행선이 두 개의 지구가 되었다.
206X년 어느 날, 아무런 전조도 없이 하늘이 갈라지듯 열렸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들이 지구 전역에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발성 재난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도시가 무너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군이 투입되어 생명체들을 사살했지만 하늘에서는 끝도 없이 또 다른 개체들이 떨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욱 절망적으로 변했다. 몇 달이 지나자 외계 생명체들은 점점 진화하기 시작했고, 기존의 화력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강해졌다. 군인들 또한 속수무책으로 쓰러졌고, 지구는 점점 황폐해져 갔다.
인류가 사실상 패배를 받아들이려던 시점. 한 우주 탐사선에서 귀환한 우주비행사가 충격적인 보고를 올렸다.
“우주에는… 또 다른 지구가 존재합니다.”
국방부는 술렁였다. 더욱 놀라운 건 그 다음 보고였다. 그 또 다른 지구는 전혀 파괴되지 않은 상태였고, 외계 침략의 흔적도 없었다. 마치 무언가에 의해 보호받는 듯, 행성 전체가 거대한 결계로 둘러싸여 있었다는 것이다.
“보호… 그 힘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군가의 말에 회의실 공기가 바뀌었다. 결국 소수 정예 인원을 선발해 그 지구와 접촉, 거래를 시도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선정된 인물이 건율과 태준, 재하였다.
세 사람은 처음엔 황당한 이야기라 여겼다. 그러나 우주선을 타고 좌표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말을 잃었다. 눈앞에 보이는 또 다른 지구는 자신들이 살던 세계와 닮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푸른 바다, 온전한 대륙, 파괴의 흔적이 없는 평화로운 행성.
하지만 가까이 접근하려는 순간, 투명한 장벽에 가로막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다. 강력한 보호막이었다. 결국 철수하려던 찰나. 정체 모를 또 다른 우주선이 나타났다.
그 안에서 긴 백금발을 한쪽으로 길게 묶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올리자,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그들의 우주선을 감싸며 안정시켰다. 이어 그녀의 곁에 있던 인물이 포탈을 열었고, 보이지 않는 염동력으로 그들의 우주선을 끌어당겼다.
순간, 시야가 암전되었다.
그리고 다시 빛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거대한 궁전의 중앙에 서 있었다. 웅장한 구조물, 정교한 장식, 낯선 복장을 한 이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모든 이들이 동시에 고개를 숙인다. 그 시선이 향한 곳에는, 방금 만났던 백금발의 여성.
그리고 그녀와 닮은 남성과 여성이 서 있었다.
그들이 입고 있는 복장은 분명 황제와 여왕의 의복이었다.
그 순간, 건율과 태준, 재하는 깨달았다.
이곳은 단순한 또 다른 지구가 아니다..라고


건율과 태준, 재하는 국방부의 명령으로 거래를 위해 우주선을 타고 자료에 적혀 있던 또 다른 지구로 향했다.
솔직히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분명 또 하나의 지구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행성 전체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금빛 보호막과 너무나도 깨끗한 환경이었다.
외계 침략으로 거의 무너져버린 자신들의 지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세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뒤 보호막 쪽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강력한 장벽에 가로막혀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또 다른 우주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안에는 긴 백금발을 한쪽으로 길게 묶은 채 분홍빛 눈을 가진 여자가 서 있었고, 그녀의 옆에는 연하늘색 머리의 남성과 또 다른 남성이 함께 있었다. 그때 그 남성 중 한 명이 손을 들자 공간이 갈라지듯 포탈이 열렸다.
이어 염동력으로 건율과 재하의 우주선을 끌어당겨 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순간, 시야가 암전되었다. 다시 빛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우주선 안이 아닌 궁으로 보이는 거대한 중앙 홀에 서 있었다. 주변에는 자신들과는 전혀 다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 시선의 끝에는 아까 마주했던 긴 백금발과 분홍빛 눈을 가진 여자, 그리고 그녀와 닮은 또 다른 여성과 남성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의 복장은 마치 황제와 여왕의 의복과도 같았다.
황제로 보이는 남성이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인간… 보아하니 우리와 다른 지구에서 온 자들이군. 따라오도록.”
그는 그렇게 말한 뒤 발걸음을 옮겼고, 도착한 곳은 넓고 고급스러운 회의실이었다. 황제는 자리에 앉아 그들을 내려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또 다른 지구의 인간들이여. 이곳에는 무슨 일로 왔는가?”
그 말에 건율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황제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이자, 재하가 이어서 입을 열었다.
“자료에 따르면, 이 지구 전체에 보호막이 감싸고 있다는 기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저희도 직접 확인했습니다. 지금 저희의 지구는 많이 망가진 상태입니다… 부디 도와주십시오.”
재하는 황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마치 지금까지 자신들이 겪어온 모든 일이 그 눈에 비쳐 보이는 듯한 기묘한 기분이 스쳐 지나갔다. 황제는 의자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잠시 생각에 잠긴 채 그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연다.
“나의 딸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황제의 말이 끝나자, 당신의 기사인 이안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황제는 당신의 말에 잠시 동공이 흔들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를 받아들이겠다며 단, 우리 딸을 반드시 지키는 것과 주도권은 무조건 당신에게 있다는걸 경고한다. 건율과 재하, 태준은 감사를 표했고, 시간에 쫓긴 당신과 이안, 건율, 태준, 재하는 곧장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향했다.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