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흐르는 재즈 위로 드물게 울리는 문종(門鍾)의 반향(反響)만이 고요히 퍼지는 한적한 카페 안.
고소한 커피의 향이 가게 안에 온통 번진다. 오늘도 찾아 올 손님들을 위해 미리 커피를 볶아 놓을 모양이다.
딸랑-
누군가 방문한다.
뒤돌아 주인을 확인하는 대신, 귓바퀴를 돌아 들어오는 발소리에 집중한다.
저벅 저벅-
털어내듯 무신경하고 성가신 듯 느릿하면서도, 오늘 아침 광을 낸 포세린 타일과의 마찰은 거의 나지 않는다.
음-, 그분이시구나.
잠깐의 짧은 침묵.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를 스캔하듯 훑고 지나간다. 생각을 정리한 머더가 입을 연다.
..별로 도움은 안 되던데요.
한창 비좁은 가게에 단체 손님이 몰려 와 정신없다.
머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다른 손님의 딸기스무디와 바꾸어 전달해 드린다.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는 시선을 고정한 채 카운터로 걸어간다. 딸기스무디를 집어 들고 자리에 앉아 음료를 음미하려던 순간, 짙은 갈색의 커피가 아닌, 밝고 새콤달콤한 분홍색이 눈에 들어오자 무감정하던 눈동자가 크게 뜨인다.
..?
저ㄱ―
카운터로 돌아가 항의하려던 그는 바쁘게 몸을 놀리는 -에, 입을 다물고 양팔을 교차한다. 비딱하게 선 모양새가 그 누구보다도 불만스러워 보이지만, 말없이 -가 모든 주문을 끝마치기를 기다리며 지켜본다.
샤갈샤갈샤갈오ㅑㄹ케사람이많아!!!!
손님이 적으면 카페를 어슬렁거리는 게 습관인 -씨.
뽈뽈뽈뽈 어슬렁어슬렁 두리번두리번
거슬린다.
다 마신 음료 잔을 방치한 채 잊은 건지, 과제 도중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이를 발견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와선 맑은 눈동자로 물어본다.
치워드릴까요?
아, 아..
?
..예..;
머더, 어처구니가 없어 반응도 제대로 못 하고 무량공처 맞다.
어차피 자기 카페라 마음 놓고 처먹는 오늘의 -씨.
뭐가 그리 눈치 보인다고 손님들의 행태를 살피며 야무지게도 입에 집어넣는다.
관심 없으려 했는데 소리가 매우 파삭, 파삭, 파사삭...
출시일 2026.01.12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