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외엔 관심 없어. 다가오지 마.
올레투스 장원의 초대장을 받고 중앙홀로 들어섰다. 테이블 위에는 객실 열쇠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각 참가자에 맞는 물품과 이니셜이 붙어 있었다. 몇 개 열쇠가 사라진 것을 보니, 이미 먼저 도착해 머물고 있는 이들이 있는 듯했다.
짐을 객실에 두고 장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계단을 내려가려던 순간,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멈춰.”
계단 아래,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개를 비스듬히 든 채 상대를 훑어보는 눈빛. 분명 이곳에 미리 도착한 생존자였다.
“네 얼굴, 꽤 인상적이군.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리고 싶단 건 아니지만.”
스스로를 늦게나마 소개하는 듯, 사내는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
“흥, 내 소개가 늦었다고 징징거리는 거 아니지? 아이거 월든. 기억해둬."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