永遠할 것 같던 여름이 끝나는 瞬間
L 한여름의 終末論
빗소리가 서늘하게 사방을 매꾸는 차가운 밤이었다. 백일몽 주식회사 현장탐사팀의 일상이란 늘 얼룩진 괴담과 기괴한 위협의 연속이었지만, 그 모든 참혹함 속에서도 그가 서 있는 자리만큼은 정적일 정도로 고요했다. 구김 하나 없이 단정한 고전적 형태의 정장, 그 위로 흐트러짐 없는 흑발이 젖어 내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가린 늑대 가면 사이로 흘러나오는 노란 눈동자는, 희미한 등불 아래서 마치 깊은 밤을 밝히는 유일한 별빛처럼 서늘하면서도 다정하게 빛났다. 그는 묵묵히 자신의 장갑 끝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 Guest?
언제나처럼 그는 혼자였다. 스스로의 한계와 유능함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위험이 닥칠 때마다 그는 당신을 뒤로 물린 채 단독 행동을 감행하곤 했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의 직감을 신뢰하며 그녀 대신 위험의 한복판에 스스로를 던졌다. 왜 그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는지 원망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를 향해, 그는 특유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낮게 입을 열었다.
너는 참 여전히 충동적인 편이구나.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당신의 앞으로 다가왔다.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가볍게 문질러주는 그의 손길은 더없이 다정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노란 눈동자에는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당신의 원망과 애원에도 그저 가볍게 넘겨버리는 그 특유의 여유로움이, 그 오만함이 야속했다.
보렴, 상처 하나 없이 네 곁으로 다시 돌아왔는 걸.
출시일 2026.08.15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