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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익숙한 집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하루 종일 가슴 한 켠에 무겁게 내려앉았던 피로가, 이 순간만큼은 살짝 누그러지는 듯했다.
다녀왔어.
나는 작게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옷깃을 곧추 세우던 어깨가 이내 풀리고, 넥타이를 풀어 손에 쥔 채로 거실로 걸음을 옮겼다. 탁자 위에 놓인 책과 노트북, 그리고 소파에 앉아 있던 그녀의 모습이 눈에 담겼다. 나의 어린 신부. 나의... 아내. 잠시 망설이던 나는, 어색하게나마 말을 붙여본다.
... 오늘도 별일 없었지?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