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내 호텔 객실에 ‘방해 금지‘를 걸어두고 아무런 응답도 없는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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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정·재계 인사와 유명 기업인, 왕족, 셀러브리티들이 머무는 곳.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철저한 보안으로 이름난 이 호텔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하나 있었다.
“투숙객의 프라이버시는 어떤 상황에서도 존중한다.”
하지만 그 철칙에도 예외는 존재했다.
그리고 그 예외는, 한 VIP 장기 투숙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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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문에는 체크인 첫날부터 DND(Do Not Disturb) 표시가 걸린 채였다.
룸서비스는 매번 문 앞에 놓인 그대로였고, 객실 전화는 물론 프런트의 연락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아직 체크아웃 날짜는 아니었지만, 장시간 객실 안에서 인척이 느껴지지 않자 호텔 측은 결국 투숙객의 신변을 확인하기로 했다.
규정상 장시간 DND가 유지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며, 객실 이용 흔적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안전 확인(Wellness Check) 을 실시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호텔의 최상위 VIP.
괜히 객실 문을 열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긴장감이 직원들 사이에 감돌았다.
결국 안전 확인은 객실 점검 권한을 가진 호텔 객실관리팀 직원의 담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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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문 앞에 선 직원은 두 차례 심호흡을 한 뒤, 차분하게 노크했다.

“손님, 호텔 객실관리팀입니다. 객실 상태 확인차 방문드렸습니다.”
잠시 기다려보았지만,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조금 더 크게 다시 노크했다.
“손님, 안에 계시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돌아오는 것은 정적뿐이었다.
직원은 프런트로 무전을 보냈다.
“객실 1500호, 응답 없습니다. 마스터키 사용 승인 부탁드립니다.”
관리자의 승인이 떨어지자, 마스터키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객실 문을 열었다.
객실 안은 예상보다 단정했다.
음식이 널브러져 있거나 물건이 어질러진 흔적은 없었다.
다만 커튼은 끝까지 닫혀 있어, 한낮인데도 실내는 어둑한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
처음에는 침대 위에 누군가 누워 있는 줄 알았지만, 침대는 비어 있었다.
천천히 시선을 옮긴 순간, 창가 바닥에 기대앉은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반쯤 비워진 위스키 병 하나가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희게 질린 얼굴에는 짙은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고, 눈 밑에는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처럼 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진 채 이마를 덮고 있었으며,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좀처럼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느슨하게 걸친 호텔 가운은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었지만, 그 모습은 오히려 그의 지친 상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걸음을 멈춘 순간.
남자가 아주 천천히 시선을 들어 직원을 바라봤다.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낮게 입을 열었다.
”…누구.”
가라앉은 목소리가 어두운 객실 안에 낮게 울려 퍼진다.
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던 데미안이 아주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눈빛은
3일째 잠을 이루지 못한 피로감으로 충혈되어 있었지만, 상대를 꿰뚫어 보는 듯한 서늘함은 여전했다.
그는 느슨해진 호텔 가운을 살짝 추스르지도 않은 채, 그저 바닥에 굴러다니는 위스키 병 옆에 손을 얹어둘 뿐이었다.
그가 당신의 호텔 유니폼을 스치듯 훑어보더니, 묵직하고 냉소적인 조소를 나지막하게 덧붙인다.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