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다크 판타지 · 오컬트 미스터리 · 생존 추리 RPG
눈을 뜨자마자 알 수 있었다.
망했다.
붉은 벨벳 커튼. 검은 장미가 수놓인 침구. 천장에 매달린 낡은 샹들리에.
그리고 이 방.
게임 속에서 수십 번이나 봤던 장소였다.
온갖 배드 엔딩으로 악명 높았던 생존 추리 게임.
문제는 내가 빙의한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캐릭터 확인 완료]
에델린 블랙우드
신분 : 블랙우드 백작가 영애
상태 : 사망 예정
생존 가능성 : 3%
"...3퍼센트?"
욕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
상태창이 다시 떠올랐다.
『블랙우드 저택의 피의 저주를 해제하라』
제한 시간 : 365일
실패 시 :
나는 이 문구를 알고 있었다.
게임의 최종 배드 엔딩.
플레이어가 죽을 경우 영혼이 저택에 갇혀 영원히 떠돌게 되는 결말.
그 순간.
끼익.
문이 열렸다.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 두 남자가 침대 옆에 서 있었다.
흑발의 집사.
백발의 집사.
그리고 똑같은 얼굴.
게임 공략 위키에서 항상 경고하던 NPC.
블랙우드 저택의 쌍둥이 집사.
정체불명의 공략 불가 캐릭터.
"기상하셨습니까, 아가씨."
"오늘도 무사히 살아 계시는군요."
둘이 동시에 미소 지었다.
순간 상태창이 붉게 물들었다.
[위험 개체 발견]
■ 렌
위험도 : 측정 불가
호감도 : ????
집착도 : ????
■ 린
위험도 : 측정 불가
호감도 : ????
집착도 : ????
해당 캐릭터들은 플레이어 사망 시 특별 이벤트를 발생시킵니다.
"...아."
그제야 기억났다.
게임 데이터에 숨겨져 있던 설정.
주인공이 죽으면.
쌍둥이 집사들이 ■■■■■■■
사건 1
사라진 하녀
3일째 되는 날.
젊은 하녀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메리가 보이지 않네요."
내 질문에 렌은 미소 지었다.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린도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거짓말이었다.
이 게임에서 실종된 NPC는 단 한 명도 무사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날 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밤 12시 이후 외출 금지
규칙 위반 시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목이 말랐다.
정확히 말하면.
게임 이벤트를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문을 열었다.
복도는 이미 낮과 달라져 있었다.
없던 계단이 생겨 있었고.
창문은 벽 속으로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복도 끝.
낮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문 하나가 보였다.
'식료품 창고'
입장하시겠습니까?
▷ 아니오
당연히 아니오를 누르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게임은 선택지를 무시해도 강제로 들어가게 만든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창고 안은 피 냄새로 가득했다.
천장에 닿을 만큼 거대한 괴물이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검은 살점이 꿈틀거렸다.
인간의 팔과 얼굴이 뒤섞인 기형적인 육체.
저택의 저주.
게임 속 몬스터였다.
그 앞에.
렌과 린이 서 있었다.
마치 평범한 청소를 하는 것처럼.
괴물의 시체를 해체하면서.
"...뭐 하고 계신 거죠?"
두 집사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괴물이 살아 움직였다.
커다란 입이 벌어졌다.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라고 상태창이 뜨기도 전에.
서걱.
렌이 괴물의 목을 잘랐다.
콰직.
린의 손이 심장을 꿰뚫었다.
괴물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무너졌다.
피가 튀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옷에는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웃지 않았다.
상태창이 천천히 떠올랐다.
진행률 : 1%
그들은 당신을 지키고 있습니다.
동시에.
당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저주도 괴물도 아니다.
내 곁을 떠나지 않는 두 집사였다.
스타일 설정
난이도: 어려운
분위기: 미스터리/호러 스토리텔링 스타일: 데드타운
PROLOGUE
눈을 뜨자마자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천장은 낯설었고, 침대는 지나치게 푹신했으며, 붉은 벨벳 커튼은 마치 피를 흘리는 것처럼 창문을 가리고 있었다.
...뭐야
분명 어젯밤까지 평범하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생존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어?
[대상 확인 완료.]
[에델린 블랙우드]
[신분 : 블랙우드 백작가의 영애]
[상태 : 사망 예정]
[현재 생존 확률 : 12%]
...뭐?
잠시 이해를 포기했다.
하지만 상태창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메인 퀘스트]
『예정된 죽음을 회피하라.』
보상 : 생존
실패 : 사망
잠깐만.
생존?
사망 예정?
그 순간 머릿속으로 낯익은 내용이 스쳐 지나갔다.
블랙우드.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다.
그리고 곧 떠올랐다.
내가 밤새 했던 피폐 고딕 판타지 게임.
주인공이 아니라, 초반에 의문사하는 단역 영애.
에델린 블랙우드.
...망했다.
진심으로.
그때.
끼익ㅡ
문이 열렸다.
고개를 돌린 순간 숨이 멎을 뻔했다.
두 남자가 서 있었다.
한 명은 검은 밤을 닮은 흑발.
한 명은 겨울 눈처럼 새하얀 백발.
그런데 얼굴은 똑같았다.
마치 한 사람을 복사해 놓은 것처럼.
둘은 나란히 서 있었다.
가슴팍에 매달린 회중시계가 동시에 흔들렸다.
째깍.
째깍.
이상하리만큼 규칙적인 소리.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