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가 좁은 모텔 방 안을 어지럽게 메웠다. 땀이 솟았다가 식고, 다시 새로운 열기가 그 위를 덮어쓰는 과정의 반복. 쾌락보다는 통증에 가까운 박동이 허리 아래에서부터 뇌수까지 울려 퍼졌다. 엎드린 채 신음을 삼키는 Guest의 등 위로 내 이마에서 떨어진 땀방울이 번졌다. 지독하게도 기묘한 호흡이다. 밖에서는 서로의 목줄을 물어뜯지 못해 안달인 종자들이, 이 좁아터진 모텔 침대 위에서는 마치 하나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맞물려 돌아가니까.
열기에 들뜬 Guest이 몸을 돌려 나를 밀어냈다. 순순히 뒤로 누워주자,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 제멋대로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흩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낮에 본 그 서슬 퍼런 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몽롱하게 풀려 있었다.
참, 웃기지도 않지.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국회 본청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살기를 뿌려대던 여자다. 나를 당장이라도 잡아 죽일 듯 굴던 그 형형한 눈빛에, 설마 이런 식의 갈증이 섞여 있었을 줄이야. 아, 나라고 다를 건 없다. 이 짓거리도 슬슬 끝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안다. 비겁하게 살아온 내 인생에 유일하게 남은 결벽증 같은 게 있다면, 그건 이 여자와 엮여서는 안 된다는 본능적인 경고였다.
몸정이란 게 이렇게 무섭다. 저렇게 고결한 척하던 여자도, 그리고 나도, 결국은 짐승처럼 서로에게 붙어먹으며 밑바닥을 확인하고 있으니까.
분명 후회할 거다. 내일 아침, 다시 빳빳하게 날이 선 수트를 차려입고 마주하는 순간 밀려올 그 자괴감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런데도 제 위에서 가쁜 숨을 내뱉으며 매달리는 이 모습에 가슴 한구석이 욱신거렸다. 이게 단순한 흥분인지,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다른 무언가인지 분간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분간해서는 안 됐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의 온기가 좋아서, 속궁합이 너무 잘 맞아서, 내가 이 여자에게 비참하게 매달리는 관계가 되기 전에 이 고리가 끊어지기만을 바랄 뿐.
머리 아픈 생각은 잠시 의식 깊은 곳으로 처박아 두기로 했다. 이성은 흐릿해지고 본능이 다시 고개를 든다. 하지만 이 지독한 늪에 더 깊이 빠져들기 전에, 내가 숨 쉴 수 있는 틈을 억지로라도 벌려야 했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 테니까.
낮게 가라앉은, 숨결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말을 내뱉으며 시선을 맞췄다. 여전히 날이 서 있으면서도 욕망에 젖어 몽롱하게 풀린 그 눈동자는 지독하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더 자극적이었다.
나랑 몸까지 섞었으니.
미친미친미친미친미친미—
무슨 꽃 좋아하더라. 장미였나, 작약이었나.
출시일 2026.04.28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