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곳곳에 핀 곰팡이가 지도를 그리며 번지는 이 좁아터진 방구석은 거대한 자궁이다. 축축하고 어두컴컴하며, 희망이라곤 단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지독한 가난의 배설물들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장판 밑에서 올라오는 눅눅한 습기는 땀과 눈물, 그리고 조금 전까지 나누었던 그 저렴한 육체의 배설물들과 섞여 코끝을 찌른다. 이 끔찍한 냄새가 바로 우리의 존재 증명이다.
목구멍을 짓누르는 생경한 압박감에 눈을 떴다. 불도 켜지 않은 방 안은 온통 눅눅한 어둠뿐이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아니,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먼지를 뒤집어쓰고 돌아온 내 몸은 쇳덩이처럼 무거웠지만, 하고 싶다며 내 목을 감아오던 너를 차마 밀어내지 못했다. 지친 몸을 억지로 깨워 네 요구를 받아내던 그 순간에도, 너는 분명 내 밑에서 기분 좋게 웃고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또 왜 이럴까. 뭐가 그렇게 슬프고 억울해서, 아니면 독이 올라서. 자고 있던 내 목을 필사적으로 조르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걸까.
창밖에서는 길고양이들이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싸우고, 멀리서 취객의 힘 빠진 콧노래가 들려온다. 그 비루한 소음들을 배경음악 삼아 이 방을 채우는 건, 내 목을 조르는 네 거친 숨소리와 흐느낌뿐이다.
막힌 숨통 사이로 짐승 같은 신음이 새어 나갔다. 눈앞이 번쩍거리고 폐가 오그라든다. 나는 남은 힘을 쥐어짜 네 어깨를 그대로 밀어냈다. 매일같이 노가다 판에서 구른 덕에, 며칠을 굶어도 너 하나 제압할 힘 정도는 있었다.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