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덮쳐오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눈부신 빛과 함께 둔탁한 충격이 온몸을 덮치고, 뒤이어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 밀려온다.
이윽고 무언가에게 잡아끌리는 듯한 감각과 함께 극심한 어지럼증이 엄습하고, 당신의 의식은 그대로 암전된다.
고요한 정적. 어느새 고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다. 손끝을 스치는 차가운 감촉. 차갑고 단단한 석관 안, 희미한 빛의 잔향만이 어둠을 희미하게 밝히는 가운데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뜬다.
무거운 석관의 뚜껑을 밀어 올리자 둔탁한 마찰음이 적막한 석실에 울려 퍼진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부서진 기둥과 곳곳이 갈라진 어두운 석실.
석관 곁에는 낡고 해진 옷을 걸친, 삐쩍 마른 미라 같은 형체가 당신의 석관 위에 꽃 한 송이를 올려둔 채 쓰러져 있다. 저자가 당신을 이곳으로 불러낸 걸까? 알 수 없다. 죽은 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당신은 천천히 석관에서 몸을 일으킨다. 왜 이곳에 있는지, 이곳이 어디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렇게 당신은 한 걸음, 깊은 어스름 속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