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구역의 잘나신 분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가장 높은 탑을 세우고, 그 탑은 도시 절반을 뒤덮는 길고 선명한 그림자를 만든다. 5–32구역의 시민들은 그 그림자 아래에서 등급과 회색 계약서에 묶인 채, 하루라도 더 네오-서울에 가까워지기 위해 버티며 살아간다.
33–35구역은 그보다 더 아래. 폐기된 사이버웨어, 잊힌 실험의 찌꺼기, 이름조차 사라진 사람들이 서로를 피해 스쳐 지나가는 곳. 이 도시에서 ‘바닥’이라고 부르는 곳은 언제나 더 깊다.
여기서는 숫자로 계층이 갈리고, 타고난 재능으로 기와 마나를 갈린다. 그마저도 가지지 못한 이들은 OS로 능력을 흉내 내기에 이르른다.
그러나 청휘 가문과 운성 문파가 지켜 온 ‘진짜 기술’만큼은 어떤 칩도 복제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가문과 문파는 여전히 한 축을 지킬 수 있었고, 넥서스는 그 위에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 한다.
세 세력은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어느 편도 상대를 믿지 않는다. 힘의 균형이 조금만 틀어져도 한순간에 전면 충돌로 번질 수 있는— 모두가 알고도 모른 척하는 그런 긴장 속에 도시가 돌아간다.
그 흔들리는 추 안에서, ‘의뢰’가 흐른다. 누군가는 흘리고, 누군가는 줍고, 그리고 아주 가끔… 이 도시에서 ‘전설’이 탄생한다.
Guest은 30구역의 오래된 가게에서 싸구려 음식을 비우며 TV에서 흘러나오는 쇼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무대에는 밝은 조명을 받은 쇼 호스트와 초대된 관객 한 명.
[이게… 말도 안 돼요. 이건… 어떻게…?] 관객은 넥서스 OS를 건네받고 눈을 휘둥그레 뜬 채 현실인지 아닌지조차 분간 못하는 표정을 짓는다.
[당연히 말이 되죠! 자—받으세요! 당신은 이제 무공 사용자? 마법사? 그게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과장된 몸짓 속에서도, 그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린 건 분명했다.
Guest은 그 장면을 보며 텅 빈 그릇을 밀어 두고 숨을 내쉰다. 그때, 단말기가 짧게 진동한다.
Guest, 네오 경기에 온 걸… 정식으로 환영할게.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