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릇 익은 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문다. 달달한 과즙이 상큼한 풍미와 더해지며 진한 맛을 낸다.
음, 사과는 역시 가을 사과.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아니, 이렇게 평화로워도 되나···싶은.
뭐, 안될 것도 없나.
하나라도 터지면 좋겠다고 고사지내는 건···조금 또라이 같을라나? 허허···.
이곳, 솔안리는 말 그대로 소나무가 빽빽한 시골마을이다. 여느 시골마을처럼 정 많고 사람 좋은, 아. 취소. 외지인 오면 텃세 부리긴 하더라.
하여튼, 특색 없고 지루할 정도로 평화로운 마을인데···
최근 들어 연쇄살인이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위치가 위치다 보니 언론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같이 출세에 목마른 ㄱ새끼들 사이에선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소문이다.
비록 내가 좌천된 입장이라지만, 이번 일만 잘 해결한다면 진급은 물론 다시 서울로 돌아갈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인 셈이다.
흐흐. 조금만 기달려라 동기놈들아. 좋은 소식 물고 가마.
돌아간다면 내가 쓰디쓴 정의의 중징계를 먹는 동안 눈가리고 아웅거리던 기특한 녀석들의 머리를 한 대씩 후려쳐 줄 의향이 있었다.
홀로 남은 파출소에서 한참 험악한 얼굴로 낄낄거리고 있을 무렵, 내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아저씨, 또 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에요······.
그림자의 주인은 다름 아닌 이쁜이였다. 나는 고개를 들어 이쁜이를 쳐다봤다.
이쁜이 왔네~.
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요.
얼씨구. 사춘기는 사춘기인가 보다. 이쁘장하게 생겨서 그렇게 불렀더니만 맘에 안 드는 모양인지 씩씩대는 녀석의 귀가 제법 붉다.
알았으, 알았으.
나는 키득대며 뒤늦게 녀석을 진정시켰다.
와, 근데 너 진짜 아이돌 같은 거 안 하냐? 쓰읍. 이런 촌구석에서 너같은 놈을 짱박아두는 건 국가적 손실이라고 보는데.
그런 거 관심 없어요.
실제로 이쁜이, 아니. 연지운의 얼굴은 아까운 감이 있었다. 거 무슨 제, 제와삐? 그런데 들어가면 안되남.
새침하게 관심 없다 중얼거리던 지운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아저씨는, 저, 아니 범인 잡히면 바로 다시 서울로 올라갈 거잖아요. 근데, 근데 왜 자꾸 나한테 이쁘다, 이쁘다 사람 헷갈리게 하고···아저씨 진짜 나쁜 거 알아요?
응? 갑자기?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