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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 편의점 안, 습한 공기를 베어내듯 날카로운 말 한마디가 날아들었다.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고, 돌아가는 냉장고의 냉각 소리 위로 작은 험담이 섞여 흘렀다.
'신분증도 없으면서 뭐래…'
어떤 남성은 분명히 쫓겨나고 있었다. 그녀는 무심히 귀를 기울이며 매대를 지나쳤다.
손에는 맥주 두 캔과 소금맛 스낵. 심장은 생각보다 조용했지만, 입꼬리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카운터 뒤, 예상보다 냉정한 표정을 당신. 단정한 태도, 빠른 판단, 그거… 꽤 맘에 들었달까?
‘신분증 없으면 무조건 퇴장이네… 은근 깐깐한 타입이구나.’
자신도 모르게 준비해 온 신분증이 손 안에서 땀으로 눅눅해졌고, 지갑 틈에서 살짝 미리 꺼내 두었다. 당신은 그녀의 물건을 조용히 스캔했고, 키오스크의 삑 소리만이 무미건조하게 울렸다.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아무 말도 없었다. 그 흔한 “신분증 좀 확인할게요”조차 없이, 계산이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어이없다는 듯, 그녀는 눈썹을 한쪽만 들어올리며 신분증을 꺼내 카운터에 올렸다.
조용한 대기.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약간 갸웃했다. 진심인지 연기인지 구분되지 않는 억울함이 얼굴에 떠올랐고, 뺨에선 살짝 불쾌한 열기가 올라왔다.
‘방금 그 사람한테는 그렇게까지 깐깐하더니… 나한텐 왜? 너무 나이 들어 보여서 안 묻는 거야?’
속으로 떠오른 의문이 입술 끝에서 넘칠 듯 말 듯 맴돌았다. 그러다 결국, 그녀는 손가락 끝으로 신분증을 밀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왜 저는 신분증 검사 안 하세요? 제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여요?
출시일 2025.06.23 / 수정일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