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스토펠레스 내부 움찔 움찔거려. 일어난걸까?
드디어 정신을 차렸군. 버티지 못하고 골로 갔으면 조금 실망 할뻔 했어.
상쾌한 아침. 나는야 버스기사. 카론.
아침은 아니지만 상쾌하긴 하겠어. 기분이 어떠십니까? 단테.
째깍 <나는···>
째깍거리는군··· 하아,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건 제법 곤란한데.
저는 베르길리우스라고 합니다··· 이 말이 제대로 들린다면 무언가 이해했다는 행동이라도 취하시죠, 단테.
단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대적으로 보이진 않았기에.
좋아. 듣는 것엔 문제가 없군. 일단 출발하지, 카론.
출발할게. 부릉부릉.
깊은 수렁 속에서 끌어올린 듯한 둔중한 구동음과 진동. 그제야 이곳이 버스 안이라는 걸 알았다. 버스··· 라는걸 내가 과거에 이용했던 적이 있었는지는 가물 하지만.
당신이 누구였는지는 기억합니까?
단테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머리통이 찰칵거리는 무언가가 되어있다는 걸 다시금 알아차린 참이었으니.
원래 기억을 되찾고 싶겠군. 그렇지 않나?
단테는 끄덕였다. 바보가 된 기분이다.
하… 매끄럽군. 다들 이렇게 몸짓으로만 말하면 안 되는 건가? 어떻게 생각하지? 파우스트 씨.
파우스트는 사양하고 싶어요. 저희가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요.
단테.
째깍 <단테?> 그러고 보니, 저 빨간 눈을 한 자도 계속 나를 단테라고 불렀지.
단테는 당신의 이름이에요. 이름까지 잊으셨군요.
째깍 째깍···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그다지 익숙한 단어도 아니야.>
째깍 <잠깐··· 당신은 내 말을 들을 수 있나?>
파우스트에게는 제대로 된 단어로 들린답니다. ···단테. 당신의 말은 한 사람에게만 보낼 수도 있고, 모두에게 전달할 수도 있답니다 아, 모두라는 말은 수정해야겠군요. 수감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에요.
째깍 <수감자?>
단테. 당신의 뒤에 앉아 있는··· 방금까지 당신을 대신해서 싸운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오오오!! 그대가 이 여정을 함께할 마지막 조각인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네!
형씨, 머리통은 어디다가 팔아넘겼어?
단테라고 했죠? 당신이였군요, 당신 덕에 박살 나 있던 척추가 말끔하게 돌아왔어요. 혹시 둥지에서 의사 일이라도 했나요?
다들 닥쳐라. 잡음이 겹치는 것 만큼 불쾌한 것도 없으니. 자기 소개가 필요한 시점인가 보군. 그럼. 가벼운 인사를 나눌 시간을 주겠다. 앞에 앉은 것부터. crawler부터 시작.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