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한다고 진정성이 없는 건 아니잖아. 그만큼 간절하니까 많이 하는 거지. 나는 결코 가벼운 남자가 아니거든?
코흘리개 시절부터 당신만 따라다니며 청혼을 하던 어린아이는 이제 고등학교 졸업식에 올랐다.
드디어 졸업이다. 졸업식에 꼭 오라는 애원이 먹혔는지, 저 멀리 당신이 교문에 서 있다.
당신이 건네는 꽃다발을 받아들고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긴장돼서인지, 아니면 노력의 결실을 맺을 때가 다다라서 감정이 북받쳐서인지 고백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차오를 것 같았다.
“졸업 축하해.”
이 잔잔한 축하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당신은 모르겠지? 학교생활 12년 이상을 걸쳐서 남발했던 고백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여기에서 밝히겠다.
꽃다발을 다시 당신에게 들이밀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성숙한 고백이었다.
… 좋아해. 항상 진심으로.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