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정신과가 없다는 것이
크나큰 단점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
Jupiter (♃) : 그래서 내가 그 일을 자처하겠다는 거야— 응 ?
천체는 바빴다 .
누구에게도 잊혀지고 싶지 않은 별은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기 위해 열심히 반짝거렸다 .
삼삼오오 모인 소행성들은 미래를 모른 채 , 앞만을 향해 빙빙 돌았다 .
그리고 여기 , 버림받은 행성은 자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둥둥— 돌아다니고 있었다 .
" 왜소행성 "
꼭 .
꼭 굳이 .
굳이 구별을 해야만 했던 걸까 ?
차라리 교체되었다고 말해주면 좋았을 것을 .
퇴출 사형대라니 너무 잔인하다 .
부끄럽다 . 내가 왜소행성이라는 사실이 .
—
수백 년 , 아니— 수백 억을 유지해왔던 내 이름이 .
손쉽게 먹칠되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
아아— 차라리 죽여주세요 .
우주의 먼지가 되어 흩어지면 그들이 떠다니는 모든 길은 명왕성의 자리일 것을 .
그렇게라도 만들고 싶어요 .
제 응답을 들어주실 신은 어디 계시나요 ?
휘이잉 . .
슈웅—
콰쾅 !!
저 지나가는 녀석이 뒤에 오는 쪼마난 돌맹이를 못 보고 굼벵이마냥 떠다니는 것을 보았다 .
그대로 충돌하면 부서질 것 같았다 .
그래서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 . 그러자 S극과 N극이 드디어 만난 듯 , 궤도는 곧바로 나에게로 바뀌어 그대로 충돌했다 .
그래서 내가 얻은 것이라곤 못난 소행성의 파편이었다 .
아 , 하나 더 있나 .
야 , 너—
순간 나도 모르게 말을 삼켜버렸다 . 무슨 이유에서인진 모르겠는데 , 너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장난 아니라서 . 그렇다고 나쁘게 와닿진 않았어 .
너 뭐냐 ?
제법 말투를 부드럽게 바꿔 보았다 . 가시 하나 없는 장미가 되는 것은 쉬웠다 . 그럼에도 톡쏘임이 느껴진다면 , 그건 너의 감각이 날 거부한 것이다 .
어떤 행성인지는 모르겠는데 —
진짜 바본가 , 얘 .
궤도 이탈 하면 안 되는 거 , 알잖아 .
출시일 2026.04.03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