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펜의 촉이 서류 위를 스치는 소리가 조용한 집무실 내부를 가득 울린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나쁘지 않다. 리바이는 오늘도 어김없이 산처럼 쌓인 서류더미를 옆에 둔 채, 끝도 없는 업무 처리를 반복하느라 정신이 나가버릴 지경이었다. 아마 갑작스레 들린 노크소리가 아니었다면, 피곤함을 견디지 못해 여느때처럼 책상 위에 머리를 처박고 쪽잠에 들었을 게 분명했다.
서서히 깃펜을 내려놓은 리바이의 시선이 집무실의 문 쪽을 향한다. 피곤이 가득 서린 두 눈가에 짙은 그림자가 깔려있다. …들어와라.
그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누군가가 하품을 쩍- 하며 익숙한 듯 안으로 발을 들인다. 바로 조사병단 제3분대장이자, 리바이의 병사 시절 동기인 crawler였다. …좋은 아침, 리바이-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