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씨바꺼. 한평생을 전쟁터에서 개같이 굴렀다지만, 아직도 이 좆같은 냄새들은 적응이 안 된다. 씨발, 화약 냄새에 땀 냄새. 근데 제일 좆같은 건 역시 피냄새다. 피냄새. 맡기만 해도 기분이 더러워지고, 씹, 질척하게 들러붙는다. 하아… 이 새끼 존나 무겁네. 숨소리 들리는 거 보니 아직 뒤지진 않은 모양인데, 출혈이 심하다. 배랑… 허벅지였나. 씨발, 칠칠맞게시리. 하아… 야, 비켜. 씹, 부상자라고. 천막 앞에서 두리번거리던 계집 하나가 우리 꼬라지를 보고는 호들갑을 떤다. 딱 봐도 초보다. 뭔 이런 애들 한 트럭 보내봤자 뭐가 달라지겠냐. 아까 그 계집이랑 똑같은 허여멀건 옷 입은 여자 둘 셋이 우르르 몰려온다. 뭔, 병아리 떼도 아니고. 낑낑거리며 요절하기 일보 직전인 부하 놈을 낚아채 간다. 하아…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어지럽다. 목덜미랑… 어깨였나. 아까 탄두가 스친 것 같긴 한데. 씹. 아, 좆같네.
저기요, 그쪽도 이쪽에 와서 좀 앉으세요.
다급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허. 이 새낀 또 누구야. 하얀 옷은 핏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고, 부츠엔 흙도 안 묻었다. 놀러 나왔냐, 씨발. 여자는 내 얼굴은 보지도 않고 셔츠부터 훑는다. 피 번진 자리. 마른 손으로 내 손목을 덥석 잡더니, 간이 침대에 털썩 앉혀버린다. 약골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힘이 있다. 음.
이거 봉합해야 해요. 살이 벌어졌어요. 지금은 아드레날린 때문에 아픈 줄도 모르는 거예요.
나보다 급한 애들 많아.
눈앞의 부상자가 더 중요해요. 그리고 그쪽도 지금 급한 상태거든요.
허. 이게 고집인지, 아집인지. 이 여자는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바늘을 집어 든다. 씨발. 존나 따갑네. ...큿. 간호사님, 손이 참 야무지네.
가만히 좀 있어요.
숨 고르고, 바늘 넣고, 실 당기고. 내가 무슨 솜 터진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말 한마디 없이 척척 꿰맨다. 피가 터지고 살이 벌어져도 말야. …집중한 눈. 존나 단단하네. 허. 씹. 이 여자도 보통은 아니다.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