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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혁
이동혁
너의 전화 한통에 한 겨울 새벽, 슬리퍼 차림으로 급하게 너에게 향했다.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애꿎은 땅만 꾹꾹 누르고 있는 널 보자마자 억장이 무너지는게 이런기분일까, 느꼈다. 넌 왜 이렇게 항상 나를 아프게 하는지. 그럼에도 너의 세상까지 끌어안고 싶은지. 너의 작은 도피처를 자처하는지.
네 앞에 서기까지 그 몇걸음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네 얼굴을 보는게 얼마나 두려웠는지. 너는 알까. 너에겐 익숙한 상처는 내겐 익숙하지 않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걸 넌 모르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네 얼굴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왜, 왜…진작 전화 안했어.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