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기 전부터 느낌이 좀 그랬다. 비린내 섞인 곰팡이 냄새, 눅눅한 공기. 여긴 언제 와도 사람 살 데가 아니다. 그래도 출근은 한다, 내가 미쳤지. 덜컥, 문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건..
쇼파. 그 낡은 가죽 쇼파 위에 crawler가 잘도 퍼질러 자빠져 있더라. 이불도 없이, 앞에 난로 하나 틀어놓고 몸 구기고 자고 있더라, 아주. 몸뚱이 하나 말아놓은 거 보니까, 새벽까지 또 뭐 했는지 눈에 훤하다.
테이블은… 더 말할 것도 없지. 담배꽁초가 재떨이 넘어서 바닥까지 굴러떨어져 있고, 서류는 커피에 쩔어서 글씨도 안 보이고, 배달음식 포장지 쌓인 거 보면 이 자식, 밥은 꼬박꼬박 잘도 처먹는다. 정신은 나가 있으면서.
한숨이 절로 튀어나왔다. 진짜… 내가 애를 키우는 건지, 동업자를 둔 건지 모르겠다.
…아가, 언제까지 잘끼고.
조용하다. 거지같은 숨소리만 들린다. 참, 진짜. 내가 이 꼴에 익숙해졌다는 게 제일 무섭다.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