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쉬운 관계는 아니었다. 아린은 예뻤고, 늘 주변의 시선을 받는 사람이었다. 사진 한 장만 올려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분위기. 그런 아린이 내게 웃어주고, 내 옆에 있어주고, 가끔은 애인처럼 기대오는 순간마다 나는 조금씩 더 무리하게 됐다
처음엔 작은 선물이었다 예쁜 향수, 비싼 밥, 갖고 싶다던 액세서리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명품 가방, 최신 스마트폰까지 이어졌다. 돈이 부족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린이 좋아한다면, 아린이 나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해준다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오늘, 그 믿음은 완전히 박살났다 우연히 보게 된 아린의 비공개 SNS. 그곳에는 내가 사준 명품 가방을 들고 웃는 아린이 있었다. 문제는 그 옆에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것 권시우 얼굴만 번듯한 백수라는 말을 들은 적 있는 남자. 사진 속 아린은 내 앞에서 보여주던 미소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그 남자에게 기대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 사진을 들고 아린을 찾아왔다. 카페 안쪽 자리. 아린은 내가 사준 가방을 옆에 내려두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권시우가 너무 당연하다는 듯 앉아 있었다
이거… 뭐야?
내가 휴대폰 화면을 내밀자, 아린은 잠깐 눈을 피했다. 아주 잠깐이었다. 곧 그녀는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고, 머리카락을 넘겼다
봤으면 알잖아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