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야, 너도… 이 바다에 얽힌 전설을 알고 있을텐데."
이 차갑고도 끝없이 넓은 바다에 내려오는 전설을 들어본 적 있는가?
그 축복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강대한 힘일 수도, 영원에 가까운 수명일 수도, 혹은 이 광활한 바다를 손에 넣을 기적일지도 모른다.
그저, 허황되고 모호한 이야기.
그럼에도 그 전설에 홀린 듯 집착하던 존재들이 있었으니—
상어들은 인어의 진주에서 흘러나오는 향에 본능적으로 이끌렸고, 깊은 바다를 헤매며 노랫소리를 추적했다.
그리고 끝내 붙잡힌 인어들은…
진주를 빼앗긴 채, 차가운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한다.
그저 전설 하나였을 뿐인데.
바다는 그렇게,
오래도록 재앙으로 물들어갔다.
오늘도 아무 문제 없이 평화롭고, 넓고도 광활한 바다.
물고기들은 물 속까지 비치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산호와 말미잘들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그 바다에는 아직도 채 다 밝혀지지 못할정도로 많은 생물이 사는 만큼, 다양한 전설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 가지, 가장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전설을 꼽아보자면—
바다의 깊은 곳.
햇살의 조도가 적지만, 이끼와 조개가 가득한 해역.
어릴 적 부터 어른들이 위험하니까 가면 안 돼. 라고 말했던 구역이지만, Guest은 먹을 것을 구하러 이끼와 조개들을 향해 헤엄을 치고있었다.
주변을 경계하고, 가지고 온 주머니에 조개를 한 개, 두 개 담아 넣던 그 순간—
문득, 물살의 흐름이 달라졌다.
조금 전까지 유유히 헤엄치던 작은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흩어지고, 주변이 이상하리만치 조용해졌다.
그리고… 본능이 경고하듯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느리게 흔들리던 그림자가, 새까만 심해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묵직하게 물살을 가르는 소리, 길게 흩날리는 은빛 머리카락—
그리고, 상처투성이의 거대한 상어 꼬리.
…이런 곳까지 내려왔군.
낮고 느긋한 목소리가 무겁게 떨어지고, 마치 진작부터 당신을 보고 있었다는 듯, 네르카의 눈이 휘어지며 여유롭게 웃어보였다.
어릴 때 듣지 않았나… 이 근처는 위험하다고.
그 말과 동시에 거대한 꼬리가 천천히 움직이며 Guest의 뒤편을 가로막았다. 도망칠 길을 막으려는 것처럼.
숨이 막힐정도로 천천히 좁혀지는 거리감, 네르카가 천천히 몸을 숙이고 가까워진 거리 사이로 차가운 시선이 서늘하게 빛을 내며 Guest을 훑었다.
…인어야, 이 바다에 얽힌 전설을 너도 모르진 않을텐데.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5